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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문

[영화 리뷰] 써티 데이즈 오브 나이트 - 독특한 배경. 평범한 이야기

 

 0. 들어가면서

 

tv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특히 극장에 가지 못하거나, 극장에서 이미 내린 영화를 보는 방법이 비디오 대여와 이 tv가 유이하던 시절이 있었으니까요. 자연스레 tv에선 영화 소개 프로그램이 방영되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출발 비디오 여행>과 같은 것이겠네요.

 

실제로 이 영화 소개 프로그램이 가진 영향력이 꽤 커서, 성우나 방송인들이 내레이션을 깔아주며 소개한 영화들이 그 주에 비디오 대여점에서 큰 인기를 끌곤 했습니다. 이는 지금도 비슷하게 반복되고 있습니다. tv에서 소개한 영화가 ott영화에서 유의미한 순위를 보인다거나, 아예 케이블채널이나 ott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영화소개 프로그램을 만들어 홍보에 쓰고 있죠.

 

물론 인터넷 커뮤니티나 유튜브, 블로그의 글을 통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영화를 찾아보는 이들도 적잖습니다. 아니 되려 유튜브의 영향력이 너무나 커져 상단의 이들이 아예 유튜브에 관련 콘텐츠를 게시할 정도니까요.

 

조쉬 하트넷 주연의 2008년작 미국 영화로, 동명의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본 영화의 감독 데이비드 슬레이드는 트와일라잇의 감독으로도 알려져 있고요.

 

뭐, 서두가 길었습니다. 유튜브 추천영상에 뜬 연휴에 볼 법한 호러 영화 중 하나, 써티 데이즈 오브 나이트에 대한 이야기 시작해 보죠.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독특한 배경

 

극지방에서 해의 위치와 지구의 자전축에 의해 하루 종일 낮처럼 밝은 경우를 백야라고 합니다. 반대로 하루 종일 밤처럼 어두운 경우를 극야라고 하는데, 이 영화 <써티 데이즈 오브 나이트>는 극야에 접어든 알래스카의 마을 배로우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 달 내내 밤처럼 어두운 시기를 보내야 하는 '배로우'는 극야에 대비하여 이런저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엔 아예 극야 기간 동안 마을을 떠나는 이들도 있죠. 보안관인  남편 '에벤'과의 이혼을 결심한 '스텔라' 역시 마을을 떠나려 했지만, 평소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법한 이런저런 사건사고들에 얽혀 결국 마을에 남게 됩니다.

 

에벤 역시 계속해서 들어오는 신고들을 확인하며 마을에 뭔가 끔찍한 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이 조그마한 마을에서 정체를 확인할 수 없는 누군가가 나타나 다가올 비극을 예견하는 것을 보며 불안에 떨게 됩니다.

 

하나의 장르가 되어 엇비슷한 설정을 공유하는 뱀파이어물. 그러한 뱀파이어물 가운데서도 본작은 독특한 배경이 눈에 띄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 끔찍한 예언처럼, 마을에는 피바람이 몰아칩니다. 인간의 피를 빠는 뱀파이어 수십이 나타나 마을을 습격하여 사람들을 공격했고, 일부의 사람들만이 살아남아 간신히 몸을 감추게 된 것이죠. 그리고 그들은 이 뱀파이어들이 햇빛을 두려워하며, 그 햇빛이 비추지 않는 극야기간을 노려 마을을 노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뱀파이어에게 맞서 살아남을 수 없다 여긴 사람들은 극야 기간 30일을 버텨 살아남기로 결의합니다.

 

하지만 한달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았습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하나둘씩 뱀파이어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고, 마을 구석구석에 숨어 모습을 감춘 사람들을 모두 찾아낼 수 없었던 뱀파이어들은 자신들의 정체를 계속해서 감추기 위해 마을 자체를 전소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 에벤은 이러한 뱀파이어에게 맞서기 위해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본작은 극야로 인해 고립된 마을을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어지간한 영화에선 각자 소화해도 한 편씩은 뽑을 수 있는 배경 '작은 마을', '눈으로 인해 고립된 상황', '극야'라는 설정을 한 데 묶으며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비단 뱀파이어 영화가 아니었어도 이 영화는 이 배경설정만으로도 기본 이상의 재미를 담보할 수 있었을 겁니다.

 

 

 

 2. 독창성...?

 

호러 영화의 미덕을 흔히 독창성이라 이야기하곤 합니다. 이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을 통해 제작을 하면서도 장르적인 재미를 최대치로 뽑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두려움과 불쾌감을 느끼는 방식은, 영상매체를 통할 경우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이러한 방식의 경험은 반복을 통해 계속해서 둔화되기 때문에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되어야 비로소 공포라는 본질적인 감정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배경을 '극야로 접어든 고립된 마을'을 택해 일정 부분 이상의 점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메인이 되어야 하는 뱀파이어 파트가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습니다. 뱀파이어물이 흔히 답습하는 이런저런 설정들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했죠. 또한 캐릭터와 이야기의 진행이 그리 유기적으로 맞물리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을만합니다.

 

새빨간 배경에 검게 임팩트를 준 포스터로 28일 후 등의 영화가 떠오르는데 본작도 그와 마찬가지입니다. 생각해보면 프란시스 코폴라의 드라큘라 역시 엇비슷한 포스터가 있었던 거 같기도.

 

이 영화에 나온 뱀파이어는 창작물에서 흔히 나오는 '야만적인 뱀파이어'의 정형을 따르고 있습니다. 피에 미쳐 있고 인간은 무조건 죽이려 들면서, 동시에 교활한 면이 있어 인간을 계속해서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게 만듭니다. 또한 그들은 총이나 칼에 맞아도 죽지 않지만, 말뚝이나 도끼에는 약합니다. 지붕과 지붕 위를 내달릴 정도로 날쌔고 달리는 차를 뒤에서 낚아채 들어 올릴 정도로 힘이 강하지만, 두꺼운 옷을 입고 달리는 사람을 쫓아가지 못할 정도로 느리고 동시에 주인공과 맞상대하면 좀 밀릴 정도로 싸움을 못하기도 합니다. 자신들의 정체를 전설에나 나올 법한 허무맹랑한 존재로 여기게 만들려 노력하지만, 극야기간마다 수백 명이 사는 마을을 초토화시키려 합니다.

 

...요점만 말하면 너무 편의적으로 써먹었습니다. 그것도 너무 뻔하게. 막말로 아무리 미국이 땅이 넓고 사람이 많다고 하더라도 극야기간 동안 극지방에 사는 사람들 수백이 계속해서 죽는다면, 심지어 왜 죽었는지 모를 정도로 제대로 된 증거가 없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뱀파이어라는 결과에 도달하지는 못할지언정 단순한 사고로 넘기지는 않을 겁니다.

 

즉, 영화에서 나오는 뱀파이어가 하는 짓이 그리 똑똑하지 않은데, 그 뱀파이어로 인해 인간들이 끔찍한 위기에 빠진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다보니, 결과적으로 지나치게 사람이 멍청해 보입니다.

 

 

리더 뱀파이어를 제할 때, 눈에 익을 만한 몇되지 않는 대머리 뱀파이어. 뱀파이어 컨텐츠를 거칠게 나누면 귀족적 뱀파이어와 짐승형 뱀파이어로 나뉘는데 본작은 짐승형 뱀파이어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또 제한된 마을이라는 범주도 따지고 보면 잘 살리지 못했습니다. 작중 캐릭터들은 어디로 이동을 해야 한다고 마음 먹으면, 그 과정에서 별다른 방해를 겪지 않고 대개 잘 도착합니다. 처음엔 눈폭풍이 불 때 정도만 그렇게 했었는데, 어느 순간엔 그냥 잘 이동합니다. 이런 건 '한번 소비되어 이후엔 다시 반복하여 다루면 지루함만 가중되는 오랜 연재물'같은데서나 하는 거지, 길어봐야 3시간 이내인 영화에선 그것도 스릴러적인 색채가 진한 영화에선 해선 안 되는 일이죠.

 

더군다나 이동하던 중 뱀파이어에게 들키는 일이 벌어진 이후에도 사실 별 건 없습니다. 그냥 건물과 땅 사이의 틈에 숨는데 - 저런 극지방에선 냉기가 올라오는 걸 막기위해 건물과 땅을 띄워놓는 건가 싶었습니다. 정확히는 몰라요 - 이걸 뱀파이어들이 잘 눈치를 못 챕니다. ...물론 매체마다 설정이 다르기는 합니다만 본 작의 뱀파이어들은 소위 말하는 어둠의 추종자, 밤의 귀족 나부랭이는 아닌 듯합니다. 여하튼 결국 정돈된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사람들의 행동이라는 게 뻔할 수밖에 없는데 이 부분조차 편의적으로 이용할 뿐입니다.

 

또 하나. 주인공들이 숨어 근 한달여의 시간을 보내는 곳은 사실 한 가정의 다락방입니다. 정말 말 그대로의. 극야면 겨울일 테고, 뱀파이어의 습격을 받아 마을의 전기도 끊어진 상태인데 사실 굉장히 부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뱀파이어들은 한 달여의 시간 동안 뭘 하고 있는지 고개가 절로 갸우뚱 해진달까요. 자가 발전기를 돌렸나? 근데 그걸 뱀파이어가 확인을 안 하면 너무 멍청하지 않나? 그리고 십여 명의 사람들이 제한된 공간에 있으면 지붕에 눈이 덜 쌓이건 뭐건 결국 외부에선 티가 날 수밖에 없을 텐데? 따위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납니다. 물론 제가 미국식 주택이나 알래스카의 건축물의 구조를 잘 아는 것은 아니고, 추운 지방에서 산 경험이야 강원도에서 보낸 군생활 시절의 경험 정도입니다만.

 

 

 

 3. 뱀파이어물의 탈을 쓴 좀비물

 

본작에 나오는 뱀파이어 무리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해 보도록 하죠.

 

본작에서의 뱀파이어는 십 수명 정도로 무리 지어 활동하고 있으며, 상술했듯 괴력과 함께 총에 맞아도 견딜 수 있는 육체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반면 햇빛에 약해 인공자외선을 쬐는 것만으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 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뱀파이어 무리엔 그들의 지도자격인 존재 하나가 있고, 리더 뱀파이어는 눈동자와 이빨, 손톱 정도 외엔 인간과 동일한 생김새를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하 뱀파이어들은 보다 이질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으며, 나름대로 자신의 의사나 의지를 표하곤 합니다만, 유의미한 개성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들은 그들끼리 자기들만의 언어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인간의 말을 하며 의사소통을 하기도 합니다.

 

이들의 목표는 백야기간동안 마을 사람들을 몰살하고 그 증거를 말소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들을 계속해서 신화나 전설 속에 나오는 허무맹랑한 존재로 남기려고 하죠. 그들은 인간을 뱀파이어로 만들 수 있긴 하지만,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지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습격과정에서 인간이 뱀파이어로 변한 케이스도 있습니다만, 이러한 변이자에 대해 뱀파이어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선 비중 있게 묘사되진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들이 최초의 습격 이후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선, 간간히 생존자들을 낚기 위해 포로들을 이용한 낚시질 외엔 전혀 묘사되지 않습니다.

 

사실 좀비물과 뱀파이어물은 굉장히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뱀파이어물은 좀비물에 비해 좀 더 개개 캐릭터의 개성이 강조되고, 좀 더 종교적이고, 조금 더 에로틱하다는 경향성이 있긴 합니다. 물론 두 장르 모두 엄청나게 많은 파생작들을 낳았기 때문에 반드시 그러한 건 아니지만. 실제로 잭스나이더의 아미오브더데드는 똑똑한 좀비물에 해당합니다.

 

이전의 항목에서 편의적이다 뻔하다라는 말과 함께, 뱀파이어가 멍청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실제로 창작물에서 흔히 사용되던 뱀파이어의 클리셰를 상당 부분 차용했기 때문인데, 이게 극야와 얽히며 더 부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극야'의 뱀파이어는 무엇보다도 무서운 존재로 그려져야 하지만, 상술했듯 나사빠진 듯 행동합니다. 애초에 숨어버린 생존자들을 제대로 찾아내지도 못한 시점에서 이들이 대체 무엇을 노렸는지 궁금해질 지경입니다.

 

이렇게 놓고보니 굳이 '뱀파이어'일 필요가 없습니다. 밖에서 조심해서 다니면 되고, 잘 숨고, 잘 도망치면 어쨌든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정도로 멍청한 적에,  밤과 낮의 구분조차 없으니, 사실상 좀비물과 다를 것도 없습니다. 실제로 천재지변에 가까운 초월적인 존재들에 의해 고립되고, 이로 인해 인간군상극이 펼쳐지며 인류애에 대한 담론을 나누는 등의 이야기를 보노라면, 근자에 묘사된 '똑똑한 좀비물'과 딱히 다를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4. 융화되지 못한 캐릭터

 

영화를 보다 가장 많이 든 생각이 "저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차라리 뱀파이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낫지 않나"였습니다.

 

실제로 본작에서 십 수 명의 생존자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좀 격하게 말해 주인공인 에벤과 그 전처인 스텔라 외엔 다 안 나와도 됩니다. 아니면 스텔라가 안 나오고 에벤의 동생인 제이크가 나오던가. 본 작은 결국 가족애에 대한 이야기이고 부부 혹은 형제로 틀어도 무난히 이야기는 성립됩니다.

 

본작의 조연 캐릭터들은 그들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습니다. 예컨대 뱀파이어에 습격당해 그들이 뱀파이어로 변하려 하자 그들을 살해해 버린 이라던가, 사고로 인해 가족들이 모두 죽었지만 주변에 그것을 감추고 여전히 그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이라던가, 어린아이의 형상을 한 뱀파이어를 죽이는 것에 고통받고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형이 다른 이들과 대립하는 것을 지켜보는 이라던가... 뭐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옵니다만, 사실 깊게 다뤄지진 않고 대충 훑고 지나가는 수준입니다.

본작 주인공 에벤의 전처인 스텔라. 두 사람은 뉘앙스나 미세한 연기를 통해 서로 싫어하는 건 아니며, 아니 되려 여전히 새삼 반할 정도지만 여차저차해서 이혼하게 되었다... 는 배경을 깔고 있습니다. 근데... 이 부분을 부각하는 대사 같은 건 없습니다.

 

 

그냥 애초에 이런 캐릭터가 없는 게 이야기를 구성하기엔 훨씬 쉬웠을 텐데 왜 이랬을까 생각해 보니 금세 답이 나오더군요. 따로 원작이 있었던 겁니다. 원작은 비교적 긴 호흡으로 다양한 캐릭터들을 다룰 수 있으니 이런저런 뒷이야기를 심어 전체를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지만, 비교적 호흡이 짧은 2시간 내에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야 하는 영화에서 이는 산만함으로 이어지기 십상이죠.

 

실제로 본 항목 첫 부분에서 주인공과 그 가족 캐릭터 하나 빼고 다 안 나와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말조차 부족할지 모릅니다. 본작에선 그 주인공 캐릭터조차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내용을 진행시키기 위해 후딱후딱 진도를 빼는 식으로 소비하거든요. 다른 사람이 뱀파이어로 변하기 전에 죽여버린 주인공이, 자신의 가족이 뱀파이어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죽여버린 다른 이를 비난하는 모습은 사실 언뜻 이해하기 힘듭니다. 뭐 가족만큼은 그래서는 안되었다는 가족애의 발로였다고 말한다면 이해가 안 갈 것은 아닙니다만...

 

 

 5. 마무리

 

영화를 보고 나면 이 영화가 이랬으면 더 재밌었을 텐데, 하고 생각하곤 합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인데, 극야가 아니라 백야가 배경이었으면 어땠을까가 바로 그겁니다.

 

백야 중 건물을 뱀파이어에게 점령당한 인간들이 다시 건물에 진입하기 위해 애쓰는 영화로 나왔다면 어땠을까요? 마을에 고립은 됐는데 햇빛이 비추지 않는 건물에는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 주는 절박함과, 건물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는 뱀파이어들이 눈보라가 치는 순간엔 튀어나와 인간들을 위협했다면 어땠을까요. 햇빛과 눈보라가 주는 자연의 이중적인 면모와 인간이 안락함을 느끼는 건물의 이면을 활용한...

 

뭐, 결국 이러한 생각은 어둠을 등에 업은, 그리고 수백 년에 걸쳐 자신들의 존재를 감춘 이들이 기껏해야 다락방에 숨은 사람들을 찾지 못해 버벅거리다 당해버렸다는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일 겁니다.

 

여하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휴기간 친척들의 이런저런 잔소리와, 왁자지껄 떠는 조카들에 쫓겨 다니는 이들의 심정이 약간이라도 담긴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한 번 이야기해 봤습니다. 

 

 

 


 

 

사족1.

오랜만에 예전에 글을 쓰던 방식으로 써봤는데, 정말 시간 오래 잡아먹네요. 한참 헤매었습니다. 고작 4~5년 전인 거 같은데 이렇게까지 손과 머리가 굳었다니. 한 문단 썼다가 지우고 다시 한번 읽어보고 다시 쓰고.. 위에 쓴 거 다시 써서 지우고..

 

사족2.

사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소개해준 영화도 정작 소개 파트가 재밌지, 영화 본편은 별로인 경우가 많았죠. 애초 영화 시놉시스가 흥미롭지 않았다면 제작될 일은 없었을 테니 너무 당연한 일인가요. 하물며 영화 도입부가 더 흥미진진한 호러 스릴러 장르니.

 

사족3.

영화의 엔딩 부분에서 손상된 사진을 늘어놓는 장면이 있는데, 이게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엔 희생자들을 다룬 건가 싶었는데, 어느 순간 안광이나 치아를 강조하는 컷들이 많아집니다. "뭐지? 사실 뱀파이어는 주변 사람들 사이에 숨어있었다는 거였나? 아니면 희생자들 가운데 결국 뱀파이어로 변한 이들을 다룬 건가?"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들기도 하는데 딱히 무슨 의미인지는 알 수가 없네요. 해외에 이런저런 글들을 뒤져봐도 이 부분을 다룬 건 찾기가 어렵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