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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문] 1999년작 사이버 체인지. 영국 영화다운 시크함? 당연하지만 영화는 만들어지는 국가의 정서같은 것이 담기기 마련입니다. 대중문화란 게 그렇죠. 같은 나라의 관객들은 그것을 특별히 체감하진 못하지만, 외국인들이 감상할 경우 이러한 특성이 드러나곤 합니다. 이것은 보통 신선함을 제공합니다만, 때론 감상에 있어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가장 안 좋은 케이스는 각국이 가진 문화적 특수성으로 인해 영화의 특정 요소가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때인데, 개봉지가 중요한 곳일 경우 애초에 영화 제작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해당 요소를 배제하거나, 심지어는 이미 제작된 경우 삭제조치까지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국 영화에 대해 제가 받은 여러 인상이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는 현실을 반영하는 데 상당히 신경을 쓴다는 점입니다. 제가 많은 영화를 보았기에 그 특성을 사실주의라고 뭉뚱.. 더보기
[영화 감상문] 1995년작 저주받은 정사, 배우를 찾다가 보니... 첨 영화보기 좋은 시대입니다. ott 서비스도 서비스지만, 데이터 베이스가 쫘르륵 정리가 되어 있어 클릭 몇번으로 특정 배우가 언제 어디에 출연했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제가 한참 영화를 찾아보던 시기는 결국 vhs와 dvd 위주인 시대였기 때문에, 한참을 진열대에서 왔다갔다 하며 찾아다녔었는데 말이죠. 린다 블레어. 배우로서 대성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영화 엑소시스트에서 보여준 전설적인 연기 덕분에 영화사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여러 호러 영화는 엑소시스트의 이미지를 당겨 오기 위해 그녀를 조연급으로 출연시키기도 했습니다. 리건 역의 연장선상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를 때론 패러디하고, 때론 오마주하고, 때론 낚시에 활용하기도 하면서 말이죠. 여하튼 그 때문에 린다 블레어라는 이름이 .. 더보기
[영화 주절주절] 금옥만당과 만화의 실사화 7090 홍콩 영화를 볼 때 문득, 그 특유의 과장이나 연출을 보노라면 실사화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는 현재의 일본 영화계가 떠오릅니다. 물론 일본 원작의 만화나 게임을 영화화한 케이스나 주성치처럼 대놓고 패러디하는 케이스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흔히 영화의 친척으로 애니메이션을 꼽곤 합니다. 움직이는 것이 사진인지 그림인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결국 뇌는 이것을 적절히 필터링해 받아들이기 때문에 수용자의 입장에선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는 거죠. 실제로 두 경계를 오가는 작품들이 종종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표현상 사진과 그림이 같이 움직여 만화 캐릭터와 배우가 함께 나오는 영화가 있습니다. 로저 래빗 등에 가기 전까지, 오늘 날의 대규모 블록버스터를 떠올려 보세요. 배경과 소품은 물론 인물까.. 더보기
[영화 주절주절] 살인소설, 진짜 무서울 뻔 하다가- 장르의 전형적인 특성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건 인간의 본능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에 일단 창작물로 존재하는 한, 어쩔 수 없이 존재하는 특성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예컨데 코미디의 경우, 사람들의 예상을 벗어나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일상생활에서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그 틀을 깨려고 하죠. 남을 놀리거나 때리고, 스스로 웃음거리가 되기를 자처하고, 물건을 부수는 등등의 행동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리고 호러 장르의 경우, 공포를 체험하게 할 뿐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지 않으려 합니다. 공포란 정체를 알 수 없는 막연한 것임을 인정하고 출발하는 것이죠. 이는 인간이 아직 제대로 된 문명을 구축하기 이전, 인간의 가장 큰 두려움은 직면한 짐승의 이빨이 아닌 어둠속에 숨어 있는 알 수 없.. 더보기
[영화 감상문]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 의외로 하드한 판타지 흔히 서양의 3대 고전 판타지 소설로 반지의 제왕, 어스시의 마법사, 나니아 연대기가 꼽히곤 합니다. 이 가운데 어스시의 마법사를 제외한 두 작품은 대작 판타지 영화 3부작으로도 제작되어 지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 두 영화의 대략적인 이미지는 전자의 경우 정통 판타지, 후자의 경우는 종교적 이미지를 가진 동화적 판타지인데- 뒤늦게 본 영화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는 이러한 이미지에 부합하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하드하더라고요. 영화는 1편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이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나니아의 태평성대를 열었던 주인공들이 다시 현실로 돌아온 지 1년의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다시금 나니아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이미 그들이 기억하고 있는 나니아가 아니었죠.. 더보기
[영화 주절주절]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왜 매번 실패하는 걸까? 영화 목록에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올라와 있는 걸 발견하고 재생했습니다. 별 생각도 없이 제가 하던 일을 하며 흘려 보던 중, 문득 그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왜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2편 이후 매번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듣는가?" 언뜻 몇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워낙 기대작이다보니 성공의 기준치가 높아서일 것이란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고, 그 다음이 전작의 거대한 명성 때문에 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애초에 사람들의 기대치가 엄청나기 때문이란 생각도 들었죠. 몇 십 년 동안 6편의 영화가 나왔고 이 중에 절반 이상은 애초 3부작을 상정해두고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에 대한 평가의 기준은 제각각일 수밖에 없고, 사람이 가진 취향이란 게 워낙에 다양하다보니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제각.. 더보기